고프로가 새로운 액션캠 히어로4 블랙/실버, 히어로를 내놨다. 히어로3 때부터 느낀 건데 고프로 시리즈의 신제품은 나올 때마다 사야 하는 확실한 이유가 있다. 그만큼 지금의 제품이 불편하다는 반증일 지도 모르지만. 이번에 출시한 히어로4 시리즈 역시 볼수록 갖고 싶다.
일단 히어로4 블랙부터 보자. 주목할 만한 업그레이드는 4k다. 15프레임에 그쳤던 히어로3+를 넘어 이젠 30프레임까지 담을 수 있다. 이 정도면 4k 방송에도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물론 그만큼 메모리나 배터리, 편집 장비 등에 대한 업그레이드도 이뤄져야겠지만.
2.7k와 1080p도 각각 50, 120프레임까지 늘었다. 이 중에서 가장 좋은 건 1080p 120프레임. 사용자 입장에서 가장 많이 쓰는 해상도이기도 하거니와 재생 시간을 4배로 늘려도 굉장히 부드러운 영상을 만들 수 있다. 고가의 장비를 써야만 가능했던 슬로 모션 영상을 간편하게 만들 수 있으니 편집 시 넣을 수 있는 효과의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
히어로3+ 대비 두 배 강력한 프로세서를 달아 이미지 퀄리티를 높였고 영상 처리 속도도 빨라졌다. 1200만 화소 사진도 초당 30프레임의 속도로 찍어 낸다. 와이파이와 함께 블루투스도 들어갔으며 앱과의 연동 속도는 50% 정도 빨라졌다. 헬리캠에 달아 쓸 경우 커버리지가 넓은 와이파이 연결이 좋겠지만 근거리에선 다른 제품과의 간섭이 덜한 블루투스가 더 유용하겠다. 배터리 용량은 1160mAh다.
사양 상의 주요 업그레이드는 이 정도. 하지만 정작 열광할 만한 건 사양에서의 변화가 아니다. 그 속을 보자.
일단 하이라이트 태그. 녹화 중 주요 순간을 체크하는 기능이다. 고프로 영상을 편집해본 사람이라면 반드시 두 손 들어 환영할 것. 보통 고프로 영상은 한 컷이 굉장히 길다. 스키 탈 때만 해도 슬로프 정상에서 시작 버튼을 누르고 내려와서 끈다. 보드나 서핑, 사이클도 마찬가지. 그러다 보니 원본 영상의 분량이 다른 영상보다 몇 배나 길다. 익사이팅한 순간이 그 긴 컷 사이사이에 숨어 있으니 어느 한 부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그만큼 편집 시간이 길어진다.
하이라이트 태그는 익사이팅한 순간을 그때그때 체크해 그 긴 편집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다. 한 마디로 영상 작가(스크립터) 역할을 하는 것. 사용법도 쉽다. 카메라 본체나 스마트 리모컨, 스마트폰 앱의 전용 버튼을 누르면 된다. 직접 써봐야 확실해지겠지만 이건 정말 필요한 기능이다.
버튼을 누르면 전원이 들어오고 바로 녹화를 시작하는 퀵 캡처 모드도 생겼다. 전원 켜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녹화 버튼 누르느라 원하는 장면을 놓칠 위험(?)이 사라졌다. 이 역시 굉장히 기다리던 기능이다. 한 번 누르면 영상, 2초 동안 누르면 타임랩스 녹화가 시작된다.
저조도 환경에서의 촬영도 개선됐다. 지금까지의 고프로는 노출 값을 수동으로 조작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일전에 오로라 촬영을 갔을 때도 노출이 안 나와 제대로 담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노출 값을 최대 30초까지 수동으로 조절한다. 덕분에 야간 촬영도 한결 수월해졌다.
히어로4 실버는 하이라이트 태그, 퀵 캡처, 저조도 촬영, 블루투스 등 대부분의 능력치가 블랙과 비슷하다. 다만 1080p 60프레임, 720p 120프레임으로 제한을 뒀다. 독특한 것은 뒷면에 LCD 터치 백팩. 기존에 따로 사야 했던 13만원짜리 LCD 터치 백팩을 아예 일체형으로 매달았다.
입문자용 고프로도 나왔다. 이름은 그냥 히어로. 수심 40m에서도 견딜 수 있는 방수 하우징과 일체형으로 배터리를 내장했으며 USB 단자나 마이크로SD 카드 슬롯은 뒷면에 달았다. 퀵 캡처 모드를 지원하며 1080p 30프레임, 720p는 60프레임으로 촬영한다. 사진은 500만 화소.
히어로4 블랙과 실버는 기본 구성 액세서리에 따라 표준과 서핑, 음악 버전으로 나뉜다. 구입 전에 반드시 구성 액세서리를 살펴볼 것. 각 제품의 국내 출시 가격은 미정이며 히어로4 블랙은 11월 중, 실버는 우리 시간으로 10월 6일 출시 예정이다.
기어박스 한만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