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음악 관련 기업을 시가보다 훨씬 비싸게 주고 곧 인수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제대로 된 선택이냐'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작지 않아 주목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애플이 미국 헤드폰 제조회사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도 갓 진출한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32억 달러에 인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FT는 그러면서 애플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본격화하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스트리밍은 온라인상의 음악과 영상을 실시간 재생하는 서비스로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애플은 그간 아이튠스를 통한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에 주력했으나 다운로드 시장은 갈수록 위축되는 반면 스트리밍 쪽은 급속히 커지자 지난해 뒤늦게 스트리밍 서비스인 아이튠스 라디오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켓워치와 CNN머니는 애플이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시가의 약 3배를 주고 인수하려는 것이 제대로 된 선택이냐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가 적지 않다고 10일(현지시간) 잇따라 전했다.
루트거대의 애럼 신라히 미디어학과 교수는 마켓워치에 "다운로드 시장이 죽어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이제 갓 스트리밍 쪽에 진출한 비츠 일렉트로닉스가 애플에 그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CNN머니도 이와 관련, 비츠 일렉트로닉스의 스트리밍 시장 지배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츠 일렉트로닉스는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전문분석 기관인 코웬스 앤드 코에 의하면 약 50만 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반면 스트리밍 시장의 선발 주자들인 스포티파이는 400만 명이 넘고, 판도라도 계좌가 2억 5천만 개 이상인 상황에서 지난달 기준으로 7천500만 명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밝혔음을 CNN머니는 상기시켰다.
판도라의 최고급 서비스 가입자는 300만 명이 넘는다고 CNN머니는 덧붙였다.
파이퍼 제프리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는 CNN머니에 애플이 이런 점을 감수하고도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려는 "진짜 이유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이 이미 세계 톱 브랜드인데 굳이 (스트리밍 쪽의) 브랜드를 무리하게 인수하려고 하는 점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애플이 음원 부문에서 주력해온 아이튠스 라디오 시청자의 고작 1∼2%만 실제로 음원을 구입하는데서 온 충격이 이런 '초초감'으로 이어지지 않았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그러면서 음원 스트리밍 시장이 32% 증가해 지난해 1천181억 건에 달한 것으로 닐슨이 분석했음을 마켓워치는 지적했다.
CNN머니는 애플이 보유한 현금이 약 1천600억 달러로, 비츠 일렉트로닉스를 50개 이상 살 수 있기 때문에 '선점'하는 측면도 있지 않겠느냐고 분석했다.
주식시장도 애플의 움직임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비츠 일렉트로닉스 인수설이 전해지고 지난 9일 주가가 1% 하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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