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를 통해 국내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패드라는 타이틀을 달고 출시된 아이덴티티탭(일명 K패드)이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을 이용하지 못하는 등 구글 서비스와 연동이 안돼 `반쪽짜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컨버전스 전문기업 엔스퍼트가 개발한 아이덴티티탭은 지난 8월 31일 KT를 통해 국내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패드로 선보이면서 이목을 끌었으며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돼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판매가 시작된 지 한 달이 넘은 상태에서도 구글의 인증을 획득하지 못해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을 이용하지 못하고 구글의 전용 서비스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엔스퍼트 관계자는 “구글 인증을 받기 위해 몇 개월 전부터 서류를 제출하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인증을 받지 못했다”며 “KT와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으나 구글 측 일정을 정확하게 알 수 없어 언제 인증을 획득할 수 있을지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KT와 엔스퍼트는 아이덴티티탭을 선보일 당시 9월말까지 구글 인증을 획득할 것으로 발표했었다. 또, 운용체계(OS)도 9월 중에 안드로이드 2.1버전에서 최신 버전인 2.2버전(프로요)으로 업그레이드된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구글 인증을 획득하지 못한 상태여서 OS 업그레이드 일정도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덴티티탭 구매자들은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을 이용하지 못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할 수 없다는 불만을 내놓고 있다. 한 구매자는 “안드로이드마켓에는 약 10만개 앱이 있지만 아이덴티티탭 이용자들에게는 무용지물”이라며 “KT의 쇼앱스토어에 있는 앱이나 기본 설치된 앱으로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스퍼트 관계자는 “인증 관련 서류를 제출하고 수개월째 노력하고 있으나 구글 측이 아직까지 스마트패드에 대한 인증 일정을 명확하게 내놓지 않고 있다”며 “KT측에서도 적극적으로 요청하고 있어 늦어도 연내에는 인증을 획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아직까지 국내 정식 출시가 안된 삼성전자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패드 `갤럭시탭`은 이달 들어 세계 처음으로 구글 인증을 획득한 상태여서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와 구글이 협력관계를 맺고 있어 인증을 빠르게 받을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반면 앞서 신청 절차를 밟은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인증이 별다른 이유 없이 늦어지는 것은 구글의 명백한 차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