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등의 전자제품을 일컫는 '백색가전'이라는 말이 쓰이지만 요즈음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이들 제품이 이른바 전통의 직사각형 모양에서 '뾰족각'을 없애거나 과감한 색상을 입는 등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다양하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싱글족'을 포함한 1∼2인 가구에서 수요가 높은 소형 제품에서 이러한 특징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제품은 '백색' 대신 '장식'을 뜻하는 데코레이션(decoration)이라는 용어가 더해져 '데코가전'이라는 합성어로 업계에서 이미 통용된다.
4일 롯데닷컴에 따르면 컬러와 디자인을 강화한 데코가전의 출시가 최근 늘고 있어 실제 인기도 높다.
이때문에 지난 4월 롯데닷컴은 270ℓ의 용량에 1도어식인 소형 냉장고 '스메그(SMEG)'를 빨강, 노랑, 핑크 등 14가지 색상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 대형 가전업체들도 이러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용량이 197ℓ인 삼성전자[005930]의 소형 컬러 냉장고 'ARS200MB'와 대우일렉트로닉스가 출시한 세련된 블랙 컬러의 냉장고 'FR-A121JMB'(118ℓ)는 최근 판매량이 부쩍 증가했다.
주방 가전중에서 대체로 검은색을 고집했던 가스레인지도 작년부터 핑크, 오렌지, 그린 등 색깔을 입기 시작했다.
핫(hot) 핑크를 전면 색상으로 채택한 동양매직의 GRA 205KE나 상판을 오렌지색 컬러로 도색한 ECO의 제품이 대표적인 모델들이다.
이러한 제품은 20∼30대 여성 싱글족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고 한다.
에어컨은 소형화, 원형화 바람이 불고 있다.
실내 공간을 차지하는 부피를 줄이고 모서리를 부드럽게 처리하는 등 모양과 컬러도 인테리어 아이템에 손색이 없도록 개성을 강화한 것이 최근 제품의 특징이다.
일명 '김연아 에어컨'으로 불리는 삼성전자의 하우젠 스마트 에어컨은 원통형 디자인을 채택했고 LG전자[066570]도 지난달 슬림형 에어컨을 출시했다.
다채로운 색상에 디자인까지 '예쁜' 외관을 추구한 제품은 주방에도 많다.
화이트, 레드 컬러가 돋보이는 쿠쿠홈시스의 3인용 전기 보온 밥솥은 공 모양에 가까운 원형으로 주방을 다채롭게 꾸며준다.
최근 커피 소비가 많아지면서 젊은 연령층을 중심으로 주방의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에스프레소 머신도 둥근 컬러 제품이 많다.
네스카페의 돌체구스토 지니오레드팩은 둥글고 아담한 사이즈에 빨간 외형과 알루미늄 패널이 조화를 이뤘다.
이밖에 필립스의 스팀 다리미와 LG전자의 진공청소기 싸이킹도 화사한 핑크를 제품의 색상으로 선택해 고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가전제품의 기능이 대체로 상향 평준화된 가운데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성능'에서 '디자인'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롯데닷컴은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