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아테네올림픽의 마라톤 우승컵이 경매에 부쳐진다.
1896년 아테네올림픽 마라톤에서 1위를 차지한 스피리돈 루이스의 우승컵이 내달 18일 영국 런던 크리스티 경매장에 나온다고 9일 AP통신이 보도했다.
높이 15cm 크기의 마라톤 우승컵은 그동안 루이스의 아들과 손자를 거치며 집안에 보관돼 왔다.
우승컵을 경매에 부칠 계획을 밝힌 루이스의 손자는 AP와의 인터뷰에서 경매가로 12만~16만 파운드(한화 약 2억1천만~2억8천만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16년간 우리 가족이 스포츠 역사상 중요한 트로피를 갖고 있었다는 것은 영광"이라며 "할아버지가 올림픽에서 올린 성과는 집안의 영원한 유산으로 남을 것"이라고 우승컵을 경매에 올리는 심정을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제는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봐야 한다. 나에게는 두 아이가 있고 내게 중요한 것은 이 아이들을 최대한 잘 보살펴주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루이스는 결승선을 몇 km 앞두고 앞서 달리던 경쟁자들이 넘어지면서 1위로 치고 올라가 근대올림픽 최초로 마라톤 결승선을 통과한 주인공이 됐다.
그해 올림픽 마라톤에서 그리스에 유일한 메달을 안겨준 루이스는 이후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됐다.
한편, 내달 경매장에 오를 179개 항목에는 1936년부터 1996년까지 올림픽에 쓰였던 8개의 성화와 1908년부터 1964년 대회까지 26장의 올림픽 포스터도 포함돼 있다.
김수현 기자 porqu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