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포드/고릴라 삼각대는 이놈입니다. 혹시 못 들어보셨다고 해도, 이 제품은 한 번쯤 보셨었죠? ㅎㅎ 사실 고릴라는 성체가 되면 무거워서 나무를 잘 타지 않아요. 자신이 무거워서 나무가 부러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아는 것이죠. 그래서 제 생각에는 원숭이 삼각대나 침팬지 삼각대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어쨌든 제품명으로 더 유명한 JOBY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리뷰할 제품은 고릴라포드란 이름을 가졌지만, MICRO라는 단어 하나 더 붙였다고 여태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고릴라포드/고릴라 삼각대와는 너무 다르게 생겼습니다. 주변 지형 지물에 걸거나 매달 수 없게 되어 있어요. 드디어 고릴라라는 이름에 걸맞게 땅으로 내려왔네요. ㅎㅎ
제품의 포장은 굉장히 단순하고 깔끔하게 이뤄져 있습니다. 많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은 제품인 만큼 딱 필요한 만큼만 설명되어 있네요. 투명 플라스틱 재질의 포장 용기 덕분에 포장을 뜯지 않아도 실제 제품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이 참 마음에 듭니다.
플라스틱 포장을 벗긴 후에 안에 있는 팸플릿을 펼쳐보았습니다. 겉면은 이미 볼 수 있었던 부분이죠. 이곳에는 제품의 제원에 대해서 상세히 쓰여 있습니다.
◇ 기계식 알루미늄 위치지정 볼이 있다는 것
◇ 36˚까지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
◇ 지지대 역할을 할 삼각대의 발에는 고무 받침이 달렸다는 것
◇ 800g의 하중을 견딘다는 것
◇ 1/4인치의 볼트가 쓰였다는 것
◇ 1년 동안 품질 보증이 된다는 것
등을 알 수 있네요. 설명되지 않은 제품 제원으로는 85mm X 28mm X 20mm인 제품 자체 사이즈와 65g인 제품의 무게가 있습니다.
팸플릿을 펼쳐 안쪽을 살펴보면 제품을 사용하는 법에 대해서 그림으로 설명이 되어 있습니다. 아~, 오른쪽에는 JOBY사의 연락처도 나와 있네요.
이제는 제품을 살펴보겠습니다. MICRO를 이름에 붙인 만큼 굉장히 작고 아담합니다. (85mm X 28mm X 20mm) 이렇게 접힌 모습을 보여주며 삼각대라고 설명을 한다면 누가 믿을까요?
제품 설명에서 봤던 1/4인치의 볼트가 왼쪽 사진의 저것입니다. 오른쪽 사진을 보시면, 삼각대 발에 해당하는 부분에 미끄러지지 말라고 고무신을 신겨놨습니다. 삼각대인 만큼 발이 세 개입니다.
완전히 펼치지 않고 살짝만 펼쳐봤습니다. 각 다리의 중간 부분을 잘 살펴보시면 서로 결합된 후에는 흔들리지 말라고 좌·우측 다리에는 홈이, 가운데 다리에는 돌출 부위가 있습니다. (조리개를 많이 조이지 않았더니 흐리게 나왔네요.)
제품을 완전히 펼친 모습입니다. 아쉽게도 높이는 조절할 수 없습니다. 사실 높이 조절을 바라는 것이 미안해질 정도의 크기이긴 하죠.
알리미늄 위치지정 볼(볼 헤드)이 있어서 장착한 카메라의 위치를 수평으로 360˚ 돌릴 수 있고, 수직으로는 36˚의 폭으로 기울일 수 있습니다.
자, 우선 제 오랜 친구 Sony a200(DSLR)에 고릴라포드 마이크로 800을 장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제품은 배터리를 제외한 무게가 532g인데요, 배터리에 번들 렌즈의 무게까지 포함하면 800g은 너끈히 넘을 것 같습니다. 최대 하중을 넘어서는 무게일 텐데 잘 버텨줄까요?
와~, 우선은 잘 지지해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렌즈가 있는 쪽으로 기울이면 카메라가 앞으로 쏠려 넘어질까 걱정이 되긴 합니다. 렌즈 무게가 더 나간다면 더 쉽게 기울어지겠죠? 아무래도 DSLR을 사용하는 것은 조금 무리일 것 같네요.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한다면, 수평으로 카메라를 유지해 정면을 찍거나, 렌즈 반대 방향으로 기울여 위를 찍을 때 사용해야겠습니다.)
코닥의 핸디캠 Zi8에 고릴라포드 마이크로 800을 달아봤습니다. 핸드캠은 폭이 좁아 고릴라포드 마이크로 800이 쏙 달라붙는 느낌이 들지 않고, 오히려 사이즈가 크게 느껴지네요. ㅎㅎ
삼각대에 Zi8을 거치한 모습입니다. 핸디캠은 가볍고, 폭도 좁아 아주 안정적으로 지지됩니다.
미러리스 카메라인 Sony NEX-C3에도 고릴라포드 마이크로 800을 장착해 봤습니다. 제품 포장의 사용 예 사진들도 미러리스 카메라에 장착된 모습이었죠. (제품 설명에도 컴팩트 시스템 카메라용 삼각대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그만큼 아주 잘 어울립니다. 앙증맞게 달라붙어 있네요. ㅎ
카메라를 좀 더 무겁게 하려고 NEX-C3에 단레즈가 아닌 줌렌즈를 장착해 봤습니다. 역시나 줌렌즈를 장착하니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네요.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아주 잘 지지해줍니다.
36˚만큼 카메라를 움직여 보았습니다. 아쉽게도 36˚는 그리 큰 각이 아닙니다.
NEX-C3에 고릴라포드 마이크로 800을 부착해서 밖으로 나가봤습니다. 제품 외형이 유선형으로 이뤄져 있어서 카메라에 자연스럽게 감겨 있는 느낌이 듭니다. 사실 워낙 크기가 작아서 부착한 것이 티 나지도 않네요.
카페에서 갑자기 커다란 삼각대를 꺼내 설치한 후에 사진을 찍는다면 옆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쳐다보겠죠? ㅎㅎ 하지만 고릴라포드 마이크로 800 같은 아주 작은 삼각대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눈치 보지 않고도 어두운 실내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어요. 다만, 항상 아래에서 위쪽을 찍어야 한다는 게 아쉽긴 하네요.
실내 촬영 시 삼각대를 펼치기에는 공간이 협소할 때도 고릴라포드 마이크로 800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선반 위나 책장 위에 카메라를 올려놓으면 자신의 공부하는 모습을 인증샷으로 남길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 ㅎㅎ 공부하면서 셀카 찍는 것도 우스울 뿐만 아니라, 셀프 타이머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번거로운 작업이기도 합니다. 공부 열심히 하는 사람은 인증샷 굳이 안 찍어도 티가 나는 법이죠. ㅎ
지금까지 살펴본 JOBY 사의 고릴라포드 마이크로 800은 삼각대의 기능 중에서 카메라를 거치하는 기능에만 초점을 맞춘 아주 단순한 제품입니다. 아무래도 삼각대로서의 역할이 많이 아쉽지만, 단순한 기능 덕분에 휴대성은 극도로 높아졌습니다. 65g이 어디 티가 날까요? 아마 달고 나왔는지도 확인해보기 전까지는 모를 거 같습니다.
밤늦게까지 돌아다니다가 삼각대가 없어서 놓쳤던 수많은 야경들을 생각나네요. 난간이나 벤치에 올려서 한 번 찍어보려고 했으나, 평평한 난간 위에 평평한 카메라를 올리니 각도가 나올리 없었습니다. 만약 그때 제가 고릴라포드 마이크로 800을 사용했다면 몇 장은 건지지 않았을까요? 혹시나 모를 한 방을 위해서 이 제품 카메라에 달고 다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