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달 국내 스마트패드 시장 명예회복에 나선다. 무기는 '갤럭시탭 8.9' 모델이다.
지난 9월 2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탭 8.9
론칭행사에서 한 관객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12월 초 갤럭시탭 8.9 LTE 모델이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2월 초, 늦어도 무조건 올해 안에는 내놓는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KT와 LG유플러스도 연내 이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서비스 확충·신시장 개척으로 승부수=갤럭시탭 10.1이 국내 시장에서 기대이하로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아직 쓸만한 앱이 많이 없다'는 것. 전자책 콘텐츠를 다량 확보한 '리더스 허브'를 제외하곤 특화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불만이 많았다.
11월 현재 삼성앱스의 스마트패드용 애플리케이션 수는 1300여개로,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지속적인 개발자 유인책 덕분이다. 애플에 크게 뒤지는 구글 안드로이드마켓 스마트패드 앱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스마트패드 생태계를 키워가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 새로운 시장을 노리는 점도 유효한 전략으로 꼽힌다. 갤럭시탭 8.9의 첫 공급 모델은 KT '스마트 홈패드'다. 지금까지 스마트패드 시장이 노렸던 20~30대가 아닌, 40~50대 주부 시장을 먼저 파고 들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절한 사이즈가 기존 스마트패드 시장 타깃층 외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첫 롱텀에벌루션(LTE) 스마트패드라는 점도 기존 3G 패드 시장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을 전망이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패드는 휴대폰에 비해 20~100%정도 데이터 사용량이 많기 때문에 이에 적합한 LTE 요금제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로이드 패드는 저가' 이미지 벗어야=출판·유통 업계와 손잡고 국내 시장 진출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진 아마존 '킨들파이어'의 미국 시장 판매가격은 199달러다. 반면에 비슷한 시기에 미국 시장에 출시한 갤럭시탭 8.9는 469달러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킨들파이어는 올해 안에 최대 600만대까지 공급할 수 있다고 점쳐질 정도로 판매 돌풍을 이어가고 있지만 갤럭시탭 8.9의 미국 판매 소식은 잠잠하다.
갤럭시탭 8.9 LTE 모델이 아마존을 비롯한 에이서·ZTE 등 안드로이드 스마트패드 시장의 저가 돌풍을 이기지 못하면 승부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동통신사용이 아닌 와이파이 전용 스마트패드 수요가 점점 높아지는 만큼 출고가 경쟁력 자체가 중요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출고가를 킨들파이어 수준으로 떨어뜨리기 어려운 만큼 B2C 시장에서 '프리미엄 마케팅'을 얼마나 잘 펼치느냐가 관건일 것”이라며 “이통사가 아닌 별도 유통망에서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